조합, 지난 1월 공식 성명 통해 협회 맹비난
인문협,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유포로 PC방 업주 대거 고소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중앙회장 임수택, 이하 인문협)가 PC방 업주 10여 명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PC방 단체가 PC방 업주를 상대로 법적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전대미문의 사건은 업계에 충격을 안겨줄 전망이다.

경찰의 연락을 받고 당혹스러운 마음으로 경찰서에 다녀왔다는 한 PC방 업주는 “쓴소리 좀 했다고 PC방 협회가 PC방 업주를 고소하다니 참담한 심경”이라며 “이번 건은 아주 황당하고도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고소건의 자초지종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인터넷PC카페조합(이사장 김기홍, 이하 조합)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인문협의 과거 행적들을 언급하며 업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인문협이 조합의 협력업체에 접근해 사업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교의 뜻까지 밝히기도 했다. 조합과 인문협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시기에도 끊어지지 않았던 두 단체의 관계는 완전히 파국을 맞이했다. 당시 PC방 업주들은 조합파와 협회파로 나뉘어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는데, PC방 커뮤니티에는 인문협을 비판하는 내용의 댓글이 주를 이뤘다.

당시 인문협은 조합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반박하면서 추후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며,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별다른 움직임과 소식이 없어 유야무야 넘어가는 듯 했는데, 최근 10여 명의 PC방 업주들이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협 임수택 회장은 이번 고소건으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하게 됐다. 하지만 당초 예고했던 조합을 상대로 하는 법정 공방이 아니라 커뮤니티 게시물과 댓글을 근거로 하는 PC방 업주들에 대한 개별적 고소라는 점에서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건과 관련해 인문협과 조합 양측 모두 아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PC방 업주들의 여론전도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PC방 업주들의 여론은 인문협에 압도적으로 불리하게 흘러가는 분위기다. 조합이 성명서를 발표했을 당시에도 인문협의 지난 행보들을 속속들이 들춰내던 업주들이 많았고, 조합의 분노에 공감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또 하나 충격적인 사실은 인문협에 비판적인 댓글을 작성했던 인문협 회원도 이번 고소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이다. 해당 업주는 금일(22일)부로 협회를 탈퇴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편, 인문협은 이번 고소를 통해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소기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경찰이 이번 건을 검찰에 송치할 가능성조차 낮게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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