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 PC방 1월호(통권 39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90년대 말 PC방 산업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한 것을 꼽자면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 주도의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스타크래프트’라는 걸출한 게임의 등장이다.

출시 후 25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스타크래프트’는 여전히 PC방 안팎에서 현역으로 활약 중이다. 이 대단한 ‘스타크래프트’를 만든 개발자들이 헤쳐모여 RTS 신작 ‘스톰게이트’를 만들고 있다는데, PC방 최고참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뛰어넘을 대작이 나오게 될지 벌써 기대된다.

RTS 장인들이 만든 게임
‘스톰게이트’를 개발하고 있는 곳은 프로스트자이언트 스튜디오다. 이곳은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2’ 업데이트 지원 종료를 공식화한 후 핵심 개발자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곳으로, 지난 2022년 써머게임페스트에서 ‘스톰게이트’ 개발을 발표하면서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몇 차례 게임 플레이 영상만 공개됐던 ‘스톰게이트’는 지난달 일부 게임 스트리머를 대상으로 CBT를 진행하면서 게임의 대략적인 모습이 대중에 공개됐다. 이 게임의 외관만 놓고 보면 ‘워크래프트3’와 ‘스타크래프트2’를 합쳐놓은 듯한 모습이다.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의 3개 종족의 경쟁 구도였던 ‘스타크래프트’와 마찬가지로 ‘스톰게이트’도 3개 종족이 구현된다. 인간으로 구성된 ‘뱅가드’와 외계 종족인 ‘인퍼널’,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제3의 종족’까지 3파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자원 시스템은 금광과 광물(테리움)로 나뉜다. 금광을 기본 자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워크래프트3’와 매우 유사한데, 서브 자원인 나무를 캐기 위해 일꾼들이 맵 곳곳을 활보했던 것과 달리 ‘스톰게이트’에서는 서브 자원도 금광처럼 한곳에 밀집된 광물 덩어리를 채취한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일꾼이 가스를 캐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각 종족의 유닛 및 건물들도 ‘워크래프트3’와 ‘스타크래프트2’를 적절하게 섞어놓은 모습이다. 인간 종족인 ‘뱅가드’의 유닛들은 ‘스타크래프트’에서 테란의 대표 유닛인 마린, 메딕, 시즈탱크 등과 유사한 기능을 구사했다. 마치 ‘워크래프트3’ 시스템에서 ‘스타크래프트’ 유닛들이 구현된 모습이다.

‘인퍼널’ 역시 ‘워크래프트3’의 언데드 종족과 ‘스타크래프트2’의 저그 종족이 합쳐진 느낌이다. 언데드의 ‘블라이트’나 저그의 ‘크립’처럼 지형을 변화(슈라우드)시켜야 건축물을 지을 수 있으며, 이 범위 안에서는 유닛에 추가 쉴드가 제공된다. ‘스타크래프트2’에서 대군주가 크립을 일시적으로 펼칠 수 있듯 ‘스톰게이트’에서도 하빈저 유닛을 통해 같은 기능을 제공한다.

전투 시스템은 ‘스타크래프트2’보다는 ‘워크래프트3’에 가까운 모습이다. 고급 유닛은 물론 기본 유닛들마저 컨트롤에 따라 전장에서 오랜 시간을 버틸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2’처럼 순간의 판단으로 다수의 유닛이 녹아내리는 장면은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퍼널’ 진영의 초반 플레이 모습
‘인퍼널’ 진영의 초반 플레이 모습

‘스톰게이트’만의 그 무엇 없이는 흥행 장담 못 해
‘스타크래프트’의 성공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RTS 게임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부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갔다. 그만큼 ‘스타크래프트’와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를 뛰어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스톰게이트’를 직접 체험한 스트리머들은 이 게임이 ‘워크래프트3’와 ‘스타크래프트2’가 합쳐진 느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를 다르게 해석하면 두 게임을 뛰어넘는 특징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일 수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제3의 종족, 그리고 CBT에서는 공개하지 않은 ‘스톰게이트’만의 그 무엇이 있어야만 흥행을 예측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톰게이트’는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워크래프트3’와 ‘스타크래프트2’가 지원하는 멀티플레이 모드, 커스텀 게임 모드를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게이머들의 관심만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PC방에서의 활약도 기대해볼 만하다.

‘뱅가드’ 유닛들의 전투 장면
‘뱅가드’ 유닛들의 전투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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