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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다" 라이젠과 AM4

月刊 아이러브PC방 3월호(통권 32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2018년 03월 04일 일요일 최승훈 기자 editor@ilovepcbang.com

라이젠으로 기사회생한 AMD의 기세가 딱 ‘호랑이의 등에 날개를 단 격’ 이다. 2017년 2월까지 AMD는 어둡고 기나긴 터널을 달려가고 있었다. 끝도 보이지 않았고 시장 점유율은 날로 감소했으며, PC방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땅 속으로 파고들 기세였다. 오직 손에 들린 ‘라이젠’ 이라는 희망의 횃불만이 발 앞을 비춰줄 뿐, 횃불이 사그라들기 전에 동이 트기만을 바라며 마음 졸이는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2017년 3월 2일 라이젠이라는 이름의 횃불은 마치 마법의 유물처럼 스스로 찬란하게 빛나기 시작해 해가 떠오르길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 AMD는 그렇게 세상을 라이젠의 빛으로 덮기 시작했다.

라이젠 대지에 서다
10년 왕국을 건립한 인텔의 그늘 아래서 AMD가 기사회생을 노리고 절치부심 준비한 라이젠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마치 빛과 같은 속도로 주변을 빠르고 강하게 덮어버렸다.

2008년 이후 절대적 점유율을 지켜온 인텔 천하에서 인텔의 성능을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누가 봐도 엇비슷한 성능과 보다 풍부한 리소스를 제공하면서도 발열은 훨씬 낮았고, 가격마저 절반을 겨우 넘는 정도니 마치 해방군의 개선식을 방불케 했다.

그간 AMD에게 주홍글씨로 새겨져 있던 전기 먹는 하마, 전기난로, 핵폐기물, 8코어 합해도 2코어 못이기는 쓰레기라는 오명은 라이젠이 한순간에 씻어버렸고, 유저들에게는 건전한 경쟁을 촉발한 대체재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됐다.

실제 이러한 트렌드는 각종 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데, 출시 3주 만에 하이엔드 CPU 시장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기존 2.18%에서 8.36%로 급증했고, 판매금액 기준 점유율은 2.71%에서 14.17%로 폭등했다. 또 출시 8주에 점유율이 기존 0.8% 대비 31배나 증가된 24.8%를 기록했다. 이후 출시 1년 사이에 일반 소비자 시장의 35% 가량을 점유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AMD는 라이젠으로 CPU 시장에 혼자 힘으로 우뚝 일어섰다.

PC방 PC에서 AMD를 다시 보게 되다
AMD의 라이젠은 비단 개인 소비자 시장에서만 흥행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가격보다 안정성을 우선하는 PC방에서도 다시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한 때 점유율이 0.73%까지 하락했던 AMD지만 최근에는 6코어 12쓰레드로 무장한 라이젠 5 1600을 필두로 도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범적으로 일부 좌석에 업그레이드하는 경우도 있고 아예 전체를 라이젠으로 창업하는 사례도 늘고 있어 AMD의 입지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영업용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멀티태스킹의 시대, 높은 가성비와 안정적인 성능
라이젠이 PC방 시장에서 영업용으로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던 첫 번째 이유는 안정적인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꼽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는 인텔 CPU가 AMD 라이젠 CPU보다 순수 게임 프레임이 조금 더 높게 나온다. 다만 그 차이가 크지 않고, 이미 라이젠의 게이밍 성능 자체가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한 필요충족분을 갖췄다. 더욱이 최근 홍수라는 말조차 초라할 만큼 넘쳐나는 콘텐츠 앞에 멀티태스킹은 일상을 넘어 필수가 되어 상대적으로 많은 코어와 쓰레드를 제공하는 라이젠은 멀티태스킹에서는 오히려 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당장 최근 PC방 고객들의 이용 환경 변화를 살펴보면 게임 구동 중에 커뮤니티나 뉴스 사이트를 열어놓고, 유튜브나 PC방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를 시청하기도 한다. 나아가 앱플레이어로 모바일게임 자동사냥을 걸어놓거나 아예 인터넷 개인방송을 하는 경우까지 많고 무거운 작업들을 동시에 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아져 진가를 발휘하는 대목이다.

더욱이 역대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배틀그라운드>를 원활하게 구동시키면서도 여타 프로그램들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멀티태스킹 성능을 갖춘 것이 확인되면서 PC방 도입이 본격화됐다.

유리한 윈도우 라이선스 유지비
PC방 운영에 필수적이지만 결코 저렴하지 않은 항목으로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을 빼놓을 수 없다. PC 시설임대업으로 윈도우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기자재지만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에서 수백 대 분의 라이선스 비용이 부담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라이선스 종류나 판매자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통상 PC방에서 구매할 수 있는 윈도우 10 라이선스는 1 카피당 약 20만 원에 달한다. 200대 PC방으로 창업한다면 윈도우 라이선스 비용만 3~4천만 원 가량 소요되는 것이다. 문제는 과거와 달리 더 이상 FPP를 PC방에서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약관에 따라 메인보드를 교체하면 라이선스는 만료, 즉 소멸된다. 결국 업그레이드를 할 때마다 윈도우 라이선스를 재구매해야 하는 셈이라 이 지출 규모가 자영업자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행히 현재 라이젠 대응 AM4 소켓은 오는 2020년까지 유지된다. 즉 2020년까지 신제품 CPU로 자유롭게 업그레이드한 뒤, 3년 뒤 새로운 세대로 교체한다 치면 2023년까지 윈도우 라이선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3~4세대가 교체되는 시간이니 인텔 역시 최소 1회에서 많게는 2회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즉, 업그레이드 횟수대로 윈도우 라이선스 재구매가 이뤄져야 하는데, 앞서 언급한데로 200대 PC방이라면 최소 3~4천만 원이라는 추가 지출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대형 로데오 거리를 중심으로 조성되고 있는 300대 이상 PC방이라면 이러한 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영업자 평균 영업 기간이 3년 정도라는 반론도 있지만, 이 부분도 깊게 생각해볼 문제다. PC방 업그레이드 주기가 통상 2년에서 3년 이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창업 3년이 도래하기 전에 업그레이드를 하느냐 마느냐가 나뉘고 업그레이드를 한 경우, 영업 기간이 그만큼 더 연장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즉 창업 2년 이후 업그레이드 기로에 섰을 때 업그레이드 비용이 현실적으로 부담할 수 있는 선인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영업 생존률이 달라지는 셈인데, 이 때 윈도우 라이선스 지출만이라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MS는 윈도우 라이선스 정품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고, PC방 수마저 줄어 무턱대고 외면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결국 반드시 구매해야 한다면 적어도 지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영업이 정말 잘 된다면 이런 업그레이드 비용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작은 대피소이자 창업 도우미, 레이븐릿지
최근 가상화폐 채굴 이슈와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에 따라 그래픽카드 수급이 쉽지 않다. 그래픽카드 증산을 기대할 수 없고 출고가 자체가 소폭 인상된 상태에서 채굴 수요 증가, 거기에 차세대 그래픽카드 준비 등이 겹쳐지면서 그래픽카드 가격이 비정상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부지 올라 창업에 큰 허들이 생겼고, 이마저도 구할 수 없어 말 그대로 창업을 준비하다가 포기하는 사례도 빈번해지고 있다.

최근 출시된 레이븐릿지 APU는 PC방에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작금의 상황에서는 일종의 작은 대피소 역할을 하기에 부족하지는 않다. 라이젠 5 2400G는 인텔 하스웰 i7과 동일한 성능을 갖췄기 때문에 커피레이크보다는 부족한 감이 있지만 스카이레이크 i5보다는 오히려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라이젠 5 2400G의 GTX1030급 내장 그래픽 성능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역대 최고 성능의 내장 그래픽이지만, 영업용으로 접근하는 PC방에서 <배틀그라운드>를 제외하고 <오버워치>까지만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성능은 다소 부족하다.

결국 현재 레이븐릿지의 PC방 시장에서의 입지는 <배틀그라운드> 좌석 외 일반 좌석을 위한 그래픽카드 대체 용도, 즉 작은 대피소의 역할이다. 즉 그래픽카드 수급 부족분을 임시적으로 대체하는 정도로, 향후 그래픽카드를 추가로 수급하게 되면 레이븐릿지에 그대로 외장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서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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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그래픽카드 추가 후 레이븐릿지 내장 그래픽의 효용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레이븐릿지 내장 그래픽은 베가 기반으로 영상 보간 기술인 플루이드 모션을 기본 지원한다. 모니터에 케이블 2개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외장 그래픽카드의 게이밍 성능과 내장 그래픽의 플루이드 모션 기능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각종 영상을 60프레임으로 구동시킬 수 있다. 다소 번거롭지만 유튜브나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소비에 상당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라이젠+와 라이젠2로 이어지는 미래
올 4월에 출시될 라이젠+와 2019~2020년 사이에 출시될 라이젠2 역시 AM4 소켓 메인보드를 기반으로 한다. 적어도 향후 2세대에 걸친 신제품들에 대한 업그레이드 여지가 열려있는 셈이다. 언제든 상황에 따라 자유로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한 이점이고 윈도우 라이선스 재구매가 필요 없다는 점은 더 큰 이점이다. 인텔과 같이 세대마다 전용 메인보드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업그레이드할 때마다 윈도우 라이선스도 재구매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은 자영업자에게 좋은 비상구가 아닐까 한다.

10년간 악성 루머에 시달리며 PC방 점유율 0.7%라는 최악의 성적을 이어오던 AMD가 라이젠 출시 이후 보안이슈와 맞물리면서 주목받는 것은 그만큼 합리적인 배경이 쌓였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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