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일이 바빠 평소 게임을 자주 즐기지 못했던 A씨(33세)는 연휴를 맞아 간만에 PC방을 찾았지만 불쾌한 일을 겪었다. 이참에 집을 게이밍 환경으로 꾸며 다시는 PC방을 찾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A씨는 PC방에서 어떤 경험을 했던 것일까?

A씨가 PC방을 방문한 시각은 오후 4시. 이미 매장은 시끌시끌하다. 선불결제기 화면에는 운 좋게도 빈좌석이 서너 자리가 보였다. 북새통 한가운데 있기는 싫었는데 마침 구석에 자리가 하나 있었다.

A씨의 불쾌한 경험은 여기서부터 시작이었다. 간만에 총 좀 쏴보려고 했지만 키보드 A키가 도무지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아예 먹통이라면 차라리 자리를 옮기던가 PC방 알바생에게 키보드를 교체해달라고 요구하겠지만 이 키는 간헐적으로 말썽을 부릴 뿐 완전히 고장난 것은 또 아니었다. 패배가 누적되면서 왕년에 잘나가던 총잡이의 체면은 구겨질 대로 구겨졌고 A씨는 큰맘 먹고 알바생에게 이 문제를 알리기로 결정했다.

A씨는 호출 버튼을 누르고 알바생을 기다렸지만 함흥차사였다. 기다림에 지쳐 직접 카운터로 찾아갔지만 알바생은 음식을 나르느라 자리에 없었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알바생을 자리로 불러와 키보드 상태를 봐줄 것을 부탁했지만 결과적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알바생은 메모장을 열고 A키를 두어번 신경질적으로 눌러보더니 문제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는 카운터로 돌아가버렸다. A씨는 좌석을 옮길까도 생각해봤지만 자신이 까탈스럽게 구는 진상 손님이 된 느낌에 더는 PC방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매장을 빠져나오며 아까 그 자리가 빈좌석으로 남아 있었던 이유를 곱씹게 됐다.

PC방 주변기기는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다보니 고장나거나 이상 증세를 보이기 십상이다. 하지만 완전히 고장난 것이 아니라면 알바생이 쉽게 인지하지 못하지만 고객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작은 불만이 누적되면 고객은 불만을 제기하기보다는 PC방을 떠나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업주의 주도하에 정기적인 주변기기 점검은 물론 알바생에 대한 주변기기 점검 교육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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