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즈게임즈가 지난 9월 27일 <배틀그라운드>의 한국 서비스를 준비하는 티저 사이트를 오픈한 이후 해당 사안을 두고 PC방 업주들의 의견이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배틀그라운드> 한국 서비스 및 PC방 퍼블리싱을 두고 일부 PC방 업주들은 게이머들의 우려에 공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또다른 PC방 업주들은 게이머들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 서서 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견의 여지가 없는 ‘갓겜’
<배틀그라운드>는 참신한 기획과 폭발적 흥행, 그리고 선구적인 유통 방식 등으로 이미 게이머들에게 극찬의 대상이고, 이는 PC방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PC방 업계는 <배틀그라운드>를 칭찬할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스팀(Steam)에 등록된 이후 PC방 고객층의 변화를 살펴보면 평소 PC방을 찾지 않던 게이머가 새로운 고객층으로 창출되는 양상을 띠었다. 이는 기존의 PC방 고객들이 플레이하는 게임을 바꾸는 것에 그쳤던 과거의 흥행 게임과 분명히 다른 특징이다. 덕분에 <배틀그라운드>를 향한 PC방 업계의 찬사는 게이머들의 그것보다 훨씬 극진하다.

게이머들이 카카오게임즈를 경계하는 이유
이런 <배틀그라운드>도 카카오게임즈가 한국 서비스사로 낙점되면서 논란의 맹아가 싹텄다. 논란이 불거지기 시작한 곳은 게이머들 쪽이었다. <배틀그라운드>가 이미 스팀을 통해 매끄럽게 서비스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게임즈가 별도로 한국 서비스를 할 경우, 서비스가 이원화되는 결과를 낳는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특히 이원화된 서비스도 우려스럽지만 PC방 퍼블리싱에 수반되는 PC방 프리미엄 혜택에 대한 비판이 그 중심에 있다. 이런 비판은 게이머가 유료로 라이선스를 구입한 패키지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무료(엄밀히는 PC방 이용요금에 시간당 추가요금을 지불함)로 게임을 즐기는 것도 모자라 추가적인 인게임 혜택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논지다.

카카오게임즈가 <배틀그라운드> 한국 서비스 및 PC방 퍼블리싱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만큼 이런 비판은 타당해 보인다.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광범위하게 PC방 프리미엄 혜택이라는 인게임 혜택을 선보이고 있는 이상 <배틀그라운드>도 이런 방식을 따르지 말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PC방 업주들의 의견이 갈리는 분수령도 바로 이 지점이라는 것이다.

PC방 입장 A: 빨대 없는 혜자 게임에 카카오가 웬 말?
여기에 속하는 PC방 업주는 기본적으로 게이머들과 같은 생각이다. 이 업주들은 <배틀그라운드>에 국산 온라인게임들처럼 무성의한 인게임 혜택이 추가되면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요소가 훼손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배틀그라운드>는 게이머들의 무분별한 불법복제로 황폐화된 국내 패키지게임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준 귀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내린다.

아울러 <포트리스2 블루>를 시작으로 국산 F2P 온라인게임들이 PC방의 IP를 차단해 접속을 막고 유료 가맹을 강제하고 있는데, 이 참에 게이머가 게임을 구입하는 기초적인 게임 소비 문화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이런 입장에 서 있는 한 PC방 업주는 “PC방을 찾아오는 고객들 중에 온라인게임들의 PC방 혜택이 시답잖다고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또 집에서만 게임하는 유저들은 PC방 혜택을 차별적이라 느끼고 있다. 그런데도 게임사들은 이런 혜택을 이유로 PC방 업주에게 시간당 250원을 받아가고 있으며, 이런 유료 게임비는 마치 PC방이 게이머에게 받는 돈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PC방 입장 B: 카카오가 PC방 서비스하면 고객 늘어나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PC방 업종의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로 염가인 PC방 이용요금과 바닥을 치고 있는 가동률을 언급하며, 이런 영업환경이 개선되기 어렵다면 손님이라도 많이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할 <배틀그라운드>는 스팀 버전과 다른 고객층을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환영하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달리 ‘15세이용가’ 등급일 가능성이 높아 기존 게이머들과 다르고, 스팀과 별도의 서버를 마련할 공산이 크다.

더욱이 게이머가 패키지 구매를 하지 않아도 접속이 가능한 과금 모델을 채택한다면 기존 <배틀그라운드> 고객에 플러스알파의 고객까지 더해지는 셈이니 PC방 살림에 보탬이 될 것은 자명하다.

이런 입장을 피력한 한 PC방 업주는 “온라인게임들의 PC방 프리미엄 혜택이나 게임사들의 PC방 과금  등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당장 PC 가동률이 너무 낮다. <배그>처럼 흥행 보증수표인 게임이 게임사와 손잡고 국내 유저풀을 늘려주겠다는데 말릴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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