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9월호(통권 32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 달 오랜 기간 게임 마케팅을 전문으로 해온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조미디어가 발표한 ‘업종별 광고비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게임산업의 흐름에 기묘한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온라인게임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복합적 배경으로 온라인게임 마케팅↑
메조미디어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12개월간의 게임사 마케팅 지출 추이를 집계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의 온라인게임 마케팅 비용은 177억 원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162억 원) 9.26%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야기되어 온 온라인게임에 대한 재 집중 현상과 그 필요성이 결과로 증명된 것이다. 더욱이 주요 게임 수출국인 중국 내에서 ‘금한령’ 혹은 ‘한한령’으로 불리는 수입 및 출시 자제 분위기가 아직까지 여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이 더욱 도드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온라인게임 마케팅 비용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모바일게임 마케팅 비용 역시 좀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상당 부분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은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남은 여분의 시장에 대한 선점, 혹은 탈환을 위해 사실상 마지막 대공세를 펼치는 형세다.

지금까지 모바일게임의 성장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면 온라인게임의 성장 과정을 축약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닮은꼴이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모바일게임 시장의 정체 및 마케팅 정체 현상이 2019년이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조심스레 유추해볼 수 있다.

실제 이미 지난해부터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세는 꺾이기 시작했고, 페이투윈 및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유저의 피로도는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다.

결국 마케팅 대상은 유저, PC 온라인 플랫폼 의존도 다시 부각
이러한 이면에 더해 좀 더 깊게 들여다보면 유저풀, 즉 마케팅 대상에 대한 특이점이 있다. 2016년 하반기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1년간의 게임업계 마케팅 비용은 지난 기간(2015년 하반기~2016년 상반기) 대비 마케팅 비용이 늘어났는데, 마케팅 비용이 집중된 채널이 모바일 DA가 아닌 온라인 DA(Digital Adverfisement)라는 사실이다. 게임 산업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고 마케팅의 필요성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대상과 방법이 온라인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출처= 게임백서 2015)


모바일게임 유저 대부분이 온라인게임을 즐기고 있는 액티브 유저이거나 혹은 즐겼던 휴면 유저라는 사실에 기반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우기 위해 PC, 즉 온라인을 통한 모바일게임의 마케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이다.

 

온라인게임 유저와 모바일게임 유저는 서로 다르지 않다. 이용 및 결제 패턴이 일부 변화되기도 했지만 유저는 신작이 나오면 플레이해보고 재미있는 게임이 출시되면 즐길 뿐이지 그게 스마트폰인지 PC인지 디바이스를 굳이 나누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이 마케팅 방식에서도 그대로 투영되어 게임 마케팅의 핵심 채널이 다시 온라인으로 회귀한 것이다.

 

일례로 모바일게임의 마케팅 비용 가운데 45%는 온라인DA였고, 모바일DA는 44%에 불과했다. 또, 올해 상반기 최대의 히트작으로 기록된 <리니지M>의 마케팅이 시작되면서 모바일게임 분야 마케팅 비용 총액이 전월 대비 28억 원 늘어난 67억 원으로 크게 상승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해 게임산업 플랫폼별 비중을 살펴보면 온라인게임 규모가 모바일게임 규모보다 크다는 콘텐츠진흥원의 게임백서의 자료와 궤를 함께 한다.

특히 모바일게임이 페이투윈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데 반해 온라인게임은 상대적으로 페이투윈 성격이 옅어 더 높은 ARPU(유저당 평균 지불액)를 보이면서도 모바일게임 대비 불만이 적은 편으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 2017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바일게임 이용 비중이 전년 대비 0.4%p 감소한 59.8%였던 반면 온라인게임은 0.3%p 증가한 38.7%로 21.1%p 낮다.

하지만 매출 규모는 온라인게임이 30%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게임백서의 2016년 통계 역시 온라인게임(5조 2,390억 원)이 모바일게임(3조 8,905억 원)보다 34.66% 높게 추산하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 2016년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가 4조 1천억 원까지 확대되었을 것으로 예상한 것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7.78% 높다.

결국 모바일게임의 이용 빈도는 높지만 그 집중도가 낮고 짬짬이 즐기는 캐주얼게임으로 게임 수명이 짧다고 인식하는, 이러한 인식과 페이투윈 방식의 과금 구조에 대한 염증으로 ARPU가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온라인게임은 그 집중도가 높고 게임의 수명이 길다고 인식하는, 특히 온라인게임은 게임 수명이 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 심리적 결제 허들이 낮고 자기 만족형으로 발전한 과금 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앱플레이어의 비중 확대
한 가지 더 주목할 사안이 앱플레이어의 비중 확대다.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의 유저 대부분이 공통분모로 묶여있다는 점과 유저의 높은 퀄리티 요구, 그리고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계가 맞물리면서 앱플레이어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리니지2 레볼루션>, <리니지M>, <다크어벤저3> 등 잇따라 앱플레이어 의존도가 매우 높은 모바일게임들이 히트하면서 PC방에서의 앱플레이어 이용률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이 과정에 특이점이 있다. 앱플레이어 유저가 스마트폰 유저보다 ARPU가 높다는 사실이다. 블루스택 측은 게임사와 함께 시장조사를 한 결과,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더욱 고사양화되고 더욱 높은 퀄리티를 갖추기 시작한 모바일게임들에 있어 앱플레이어는 분명 더 만족스러운 구동 환경과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모바일게임이라 할지라도 좀 더 많은 매출을 위해서는 앱플레이어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대목이며, 실제로 넷마블을 제외한 모든 모바일게임사들이 앱플레이어에 개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생각해본다면 모바일게임의 온라인DA가 높아진 이유가 이해된다.

최근 넥슨은 <다크어벤저3>가 흥행에 성공하자마자 곧바로 PC방에서 앱플레이어로 즐기는 것을 독려하기 위한 쿠폰 이벤트를 펼치는 등 PC방 앱플레이어와 연계된 프로모션을 펼쳤다. 이미 구글 앱스토어 매출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성공한 터에 PC방과 앱플레이어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원점으로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한국 게임 시장도 그렇다.
마케팅은 유저의 니즈를 따라가기 마련이다. 기존 온라인게임의 여전한 시장 규모에, 대립각이 보이던 모바일게임마저 시장 확대를 위해 앱플레이어와 PC방에 적극 뛰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를 내다보면 유행의 회귀를 알리 듯 <로스트아크> 2차 CBT, <타이탄폴온라인> 2차 CBT, <니드포스피드>, <천애명월도> 등 신작 소식이 대거 마련되어 있다. 물론 일부는 CBT 단계지만 사실상 Pre-OBT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고 연내 론칭이 목표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본격 크로스플랫폼으로 내년을 기대케 하는 <리니지이터널>도 승천을 기다리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다.

PC방의 입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
최근 5년 사이 신작 이슈가 가장 많고 게임사의 마케팅도 집중되고 있는 만큼 온라인게임 신작들이 PC방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또 인기 모바일게임들이 앱플레이어를 통해 PC방에서 즐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즉, 게이밍 PC 사양이나 자체 게임대회 등 PC방 집객에 효과적일 수 있도록 활용하는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물론 게임사 역시 PC방과 상생을 위한 효과적인 프로모션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PC방은 한국 게임시장 규모를 키울 기초 토양이자 마케팅 대상들이 모이는 가장 효과적인 채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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