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알바생과 나쁜 알바생을 가름하는 PC방의 기준이 있을까?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 기준’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고용주 70.6%가 ‘우대 요인’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71%가 ‘성실성’을 가장 높이 산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PC방 업주들도 고금을 막론하고 알바생의 미덕으로 성실을 꼽아왔다. 추상적인 개념인 ‘성실함’을 구체적으로 풀어보자면 알바생이 무단결근이나 연락두절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일견 우스울 정도로 관대한 기준이지만 PC방 업주는 진지하다. 24시간 영업 매장을 운영해야 하는 PC방 업주에게 무단결근이나 연락두절만큼 난해한 사태가 없기 때문이다.

이미 발생한 공백을 해결하는 방식은 크게 업주 본인이 직접 메우거나 다른 알바생에게 부탁하는 두 가지로 나뉘지만 양 쪽 모두 치명적인 부작용을 수반한다. 전자는 16시간(3교대 기준)이라는 업주의 과로가 발생하고, 후자는 속칭 ‘땜빵’ 알바생의 원망이 결근 당사자가 아닌 업주에게 향한다는 것이다. 불만이 커진 알바생에게 장기근속이나 성실한 근무를 기대하긴 어렵다.

흥미로운 점은 PC방을 이용하는 고객인 게이머 역시 알바생의 미덕으로 성실을 꼽는다는 사실이다.

우스갯소리처럼 ‘알바생의 외모가 PC방 이용을 결정한다’고 말하고는 하지만 본심은 따로 있다. 알바생이 카운터에서 스마트폰이나 만지작거리느라 호출에도 무신경하거나 음식주문에도 늑장을 부렸을 때 느끼는 불만은 상당하다.

실제로 PC방 매장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속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배틀그라운드>의 영향으로 PC 업그레이드 열풍이 업계를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간 터라 PC 사양에 대한 정보보다는 해당 매장 분위기나 알바생에 대한 단평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특히 쉴틈없이 분주한 번화가 상권의 대박 매장보다는 주택가 상권에서 한가한 시간대의 알바생이 이런 경우가 많다. 또한 카운터에서 무료하게 스마트폰만 들여다볼 경우 ‘시간만 때우다 퇴근’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어이지기 쉽다.

더욱이 PC방 고객은 업주와 친한 사이가 아니면 이런 불만을 직접 전달하는 일이 극히 드물고, 또 PC방을 찾았을 때 업주가 매장에 있어야 하므로 업주로써는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기 힘든 구석이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매니저’ 고용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성실에 대한 만성적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PC방 매장 대형화 추세와 맞물려 중간 관리자로서 매니저의 알바생 근태 관리 업무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만 매니저 고용은 인건비 지출이 더욱 많아져 중소형 PC방에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선택지다.

때문에 근로계약서 작성 시 근무시간 중 무분별한 스마트폰 사용으로 대표되는 근태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고, 관련 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업주가 직접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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