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刊 아이러브PC방 2월호(통권 31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밝은 인테리어와 넓은 통로, 커피 전문점 수준의 음료와 다양한 먹거리, 선불 결제기와 고사양의 최신 PC를 비롯해 고가의 게이밍 기어 등이 현재 PC방 업계의 트렌드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최신 PC 사양 정도가 아니라 하이엔드급 PC 사양을 구현하고 좌석별 요금을 차별화하는 형태의 프리미엄게이밍존 구성은 물론, 다양한 먹거리 메뉴 구비 트렌드에서 차츰 벗어나고 있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

흡연실 역시 간단한 부스 형태는 사라지고 있으며, 입점 형태도 PC방 업종에는 불리할 수 있는 대형 복합 상가에 진출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책상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통로만 넓게 하는 것이 아니라 책상 자체가 커지면서 좌석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동안 일반적으로 알려져 왔던 PC방 업계의 트렌드에 신규 PC방을 중심으로 조금씩 다른 시도가 더해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경기도 일산에 오픈한 코모도 PC방도 이 같은 사례라 할 수 있다. 일산 코모도 PC방을 찾아 최신의 창업 트렌드를 자세히 살펴봤다.

초보 사장의 첫 매장, 공격적인 투자
일산의 코모도 PC방은 처음 PC방을 창업한 초보 사장의 매장이다. 2016년 10월 영업을 시작했으니 이제 3개월가량 된 따끈한 신규 PC방이다. 하지만 초보 사장의 첫 매장이라고 보기엔 튀는 것이 너무 많다. 오히려 기존 PC방 업주들이 도입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부분들에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다.
▲ 코모도 PC방 박영규 사장

최근 일부 PC방에서 도입하고 있는 프리미엄 좌석의 사양이 어마어마하다. CPU는 인텔 i7-6700, 그래픽카드는 지포스 GTX1080, 사운드카드는 사운드 블라스터ZX, 마우스는 로켓 KONE Pure 화이트, 키보드는 커세어 K70 RAPIDFIRE RGB, 헤드셋은 젠하이저 Game zero, 모니터는 삼성 21:9 34형 퀀텀닷이다.

▲ PC방 업계 최초로 도입한 삼성 21:9 34형 퀀텀닷 모니터

프리미엄석은 총 6좌석으로, 21:9 34형 퀀텀닷 커브드 모니터는 가격이 너무 비싸 3좌석에만 설치했다. 나머지 3좌석은 모니터만 다르고 나머지 사양은 동일하다. 요금은 일반 좌석보다 약 60% 이상 비싸게 책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험한 PC방 PC 중에 사양이 가장 높기 때문에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 일반석보다 60% 비싼 프리미엄석
빈티지에서 벗어난 모던한 인테리어
코모도 PC방의 또 다른 특징은 인테리어다. 초창기 PC방의 인테리어는 사이버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주로 플라스틱 재질을 많이 사용했었고, 지난 수년간은 커피전문점과 같이 나무를 주로 활용한 빈티지 인테리어가 유행이었다. 그러나 최근 상당수 PC방은 블랙과 화이트를 결합한 모던한 분위기에 금속 재질로 마감을 해 깔끔한 인상을 준다. 인테리어 자체는 어둡지만 조도를 높여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 빈티지 스타일에서 탈피한 모던 인테리어의 코모도 PC방 전경

또한 모니터와 PC 본체의 배치도 조금 다르다. 코모도 PC방에서는 모니터암을 이용해 전 좌석의 모니터를 벽에 붙였다. 모니터 뒤편에 본체를 두는 형태에서 탈피한 것이다. 이로 인해 책상 공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대신 PC 본체는 발밑으로 배치했다. 여러 단점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코모도 PC방에서 도입한 모니터암은 모니터를 잡고 앞뒤, 높낮이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휴게음식점으로 등록했지만 다양한 먹거리를 도입하지는 않았다
여기에 더해 먹거리도 최신 트렌드에서 탈피했다. 간단한 먹거리 제품들로만 메뉴를 구성한 것이다. 이는 최근 신규 PC방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형태다. 코모도 PC방의 박영규 사장은 PC방을 오픈하기 전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당에서 일을 했다. 식당 일을 직접해봤던 입장에서 다양한 먹거리 메뉴를 판매하는 것은 음식 냄새와 부자재 관리 등의 어려움이 더 클 것으로 판단해 최신 트렌드에 합류하지 않았다.

최고 사양과 관리적 편의성 추구
확실히 <오버워치>가 출시되기 이전과 이후의 PC방 창업 트렌드에는 분명한 변화가 있다. <오버워치>가 출시되기 전에는 <리그오브레전드>와 같이 저사양 게임들이 인기를 끌어왔기 때문에 PC 사양에 대한 경쟁이 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신규 PC방은 높지도 낮지도 않은 PC 사양으로 창업을 했다. 하지만 <오버워치> 출시 이후에는 그 어느 때보다 사양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 PC 사양 경쟁이 치열했던 과거의 트렌드가 다시 반복되는 모양새다.

▲ 냉동식품 위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주로 자동조리기를 이용한다.

또한 수익적인 면보다 관리적 편의성을 추구하는 경향도 짙어지고 있다. 사실 먹거리 메뉴 다양화는 PC방 전면금연화 이후 매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를 방어하는 수단이었고, 심지어 일부 PC방에서는 신선식품 중에서도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 초밥을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출이 조금 나아지면서 먹거리 메뉴를 간소화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코모도 PC방을 통해 이를 다시금 확인하게 됐다. 코모도 PC방은 먹거리 조리를 간편하게 하기 위해 자동 조리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 고가의 주변기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트렌드도 엿보인다. 바로 PC 주변기기다. 수년전부터 이어져 온 PC 주변기기의 고급화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트렌드가 될 것이다. PC 사양이 높아지는 원인도 이 같은 주변기기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자 하는데 있다. 이른바 144 게이밍 모니터는 그래픽카드가 받쳐줘야 하고, 고급형 헤드셋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사운드카드까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고가 장비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마치며…
PC방의 큰 트렌드는 겉으로는 달라지는 것 같지 않아 보여도 요소요소에서 차별화와 작은 변화의 시도들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코모도 PC방은 오픈한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신규 PC방으로서 이 같은 변화를 읽을 수 있는 PC방이었다.

앞으로도 코모도 PC방과 같이 고급화와 차별화를 시도하는 PC방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코모도 PC방에서는 찾을 수 없었지만 인터넷방송 장비와 대회석 공간을 구성하는 트렌드도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아이템이다. 코모도 PC방과 같은 신규 PC방들이 업계 트렌드를 어떻게 주도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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