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30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버워치>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큰 인기를 얻었지만 단순히 성공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바로 온라인게임이라고 해서 더 이상 저사양 PC를 기본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이제 2010년 이전과는 달리 유저의 눈높이가 높아진 터라 더 이상 듀얼코어에 맞춰 게임을 만드는 것은 무의하고 패키지게임에 가깝게 만들어진 제품을 원한다는 것이 여실히 증명됐다. 물론 고사양 온라인게임에 해당되는 <오버워치>의 성공에는 고유한 재미 외에 지포스 GTX560 이상 그래픽카드가 70% 이상 보급되어 있는 PC방의 역할도 적지 않았지만, 유저들이 이와 같은 고사양 온라인게임에 큰 만족감을 얻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즉, 적어도 유저는 최소 4개 이상의 코어를 활용하고 다이렉트X 11 이상에 맞춰진 게임을 원하고 있는 시대에서 신작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당장 유저와 일선에서 마주하는 PC방은 OS, CPU, 그래픽카드, 메모리 등 PC 성능에 직결되는 사항들을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오버워치> 론칭 전과 후를 비교해 보면 64비트 다이렉트X 11 이상을 지원할 수 있는 윈도우 7과 윈도우 8(윈도우 10 업그레이드)의 점유율은 99.14%에서 99.50%로 소폭 증가했다. 2014년부터 2년 가까이 98.8~99.1% 사이로 집계가 유지되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1개월 만에 0.36%포인트, 즉 약 4천여 대의 PC가 OS를 교체한 것은 큰 변화다.

CPU도 2세대 코어프로세서가 5월을 기점으로 10%포인트 이상 급격하게 감소했고, 6세대인 i5-6500/6600의 점유율은 8.88%까지 2%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나머지 부분은 메모리가 호환돼 업그레이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는 4세대 하스웰 리프레시로 교체됐다.

단적으로 대형 PC방을 중심으로 보급되었던 i3급 CPU들은 이제 0.08%를 점하는데 그칠 만큼 멸종했고, 여기에 옥타코어 CPU인 AMD FX-8300 PC가 상당수 보급돼 고사양화는 이미 시작됐다.

 

그래픽카드의 변화는 더욱 거세다. <오버워치>의 권장사양에 미치지 못하는 GTX460, 550, 560 등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발열이 심한 GTX560 시리즈의 경우 아예 고장이 나버리는 사례도 흔하다. 심지어 권장사양인 GTX660 조차도 2% 부족하다는 체감 결과에 따라 GTX900이나 1000 시리즈로 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PC방 그래픽카드의 40%에 육박하던 GTX560/560Ti는 이제 겨우 27.03%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GTX450/460도 이제는 7.95%에 불과할 만큼 도태했다.

온라인게임 시장의 핵심인 유저는 이미 보다 뛰어난 경험을 제공해줄 고사양 온라인게임을 목놓아 기다려왔다. 역설적으로 모바일게임의 대중화는 모바일게임에 모빌리티를, 온라인게임에 보다 뛰어난 경험을 요구하는 트랜드를 확고히 했다. 단지 이를 캐치해 고성능화한 온라인게임의 첫 타자가 <오버워치>였던 것이다. 만약 <오버워치>가 기존의 블리자드 게임처럼 2~4코어와 DirectX 9 그리고 32비트 최적화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면 유저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화면과 액션의 영역은 지금보다 사뭇 부족했고, 유저들의 호응이 지금과 같을 리 만무하다.

늦게나마 PC방은 온라인게임 고사양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나, 주저하거나 늦춘다면 한순간에 경쟁력을 잃을 수 있는 임계점에 서 있는 셈이라 발 빠른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또한 온라인게임 개발사들도 10년 전의 유저가 아닌 오늘의 유저에 맞춰 새로운 기술과 고사양에 적합한 온라인게임을 개발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이 축소되었다’고 입을 모으지만 통계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간된 게임백서2015에 의하면 온라인게임 시장은 정점을 찍은 2012년 대비 줄어든 것이 사실이나 2013년부터 다시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규모 역시 5조 5,425억 원을 기록해 2조 9,136억 원을 기록한 모바일게임 시장 보다 1.9배 더 크다. 두 시장의 격차는 매년 좁혀질 것은 자명하나 온라인게임은 나름의 시장을 이어갈 수 있는 풀이 존재한다는 것 또한 방증된 상태다.

존재하는, 그것도 가장 큰 시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시장이 원하는 게임을 만들고, 또 서비스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아이러브PC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