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7월호(통권 308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랫동안 관심과 기대를 모아온 엔비디아의 최신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 GTX10 시리즈가 지난 5월 공개됐다. 파스칼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공정의 변화다. 기존 600시리즈부터 시작돼 900시리즈까지 이어온 28nm 아키텍처를 탈피하고 16nm로 갈아탄 파스칼은 더욱 미세해진 공정만큼이나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뤘다.

이처럼 성능이 향상된 파스칼은 오랫동안 고착화된 PC방 사양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오버워치>의 인기와 맞물려 PC방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상위 그래픽카드인 GTX1080이 가장 뛰어난 제품임은 틀림없지만 여러 대를 구매해야 하는 PC방 특성상 GTX1080 보다 GTX1070이 현실적인 가격과 버금가는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변화된 아키텍처로 가성비 높아져
지포스 GTX1070은 GTX1080에 사용된 GP104 GPU에서 GPC 1개를 덜어내고 GDDR5X 메모리 대신 GDDR5 메모리를 탑재해 가격적인 메리트를 높인 제품으로, 이전 세대 플래그쉽인 GTX 타이탄 X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것으로 발표됐다.

지난 2015년 3월 출시된 타이탄 X는 단일 그래픽카드 최강의 성능을 표방한 만큼 999달러라는 높은 출시가로 등장해 범접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남았다. 그러나 약 15개월 만에 등장한 GTX1070은 이 괴물 같았던 타이탄 X급 성능을 379달러라는 현실적인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사실상 절반 이하로 가격이 인하된 효과를 주고 있다.

독보적인 성능으로 이전 세대 그래픽카드 압도
이런 GTX1070은 많은 PC방이 사용하는 GTX560이나 지난 세대 메인스트림급 GTX960과 얼마만큼의 성능 차이가 날까? 실제 성능 확인을 위해 비교 대상인 GTX560, GTX960과 함께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mark Fire Strike를 돌려봤다.

 

테스트 시스템은 i7-4790, 16GB DDR3 메모리, 250GB SSD를 탑재한 시스템으로 운영체제는 윈도우 10이 사용됐다. 성능 측정 결과 GTX1070은 13,634점을 기록 2,744점을 기록한 GTX560 대비 약 5배, 6,950점을 기록한 GTX960 대비로도 2배가량 높은 성능을 보여 타이탄 X와 동급이라는 발표가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고해상도와 고주사율 모니터에 발군
GTX960으로도 충분한 지금의 PC방 게임 환경을 고려해 볼 때 GTX1070의 2배가 넘는 성능은 분에 넘친다. 그렇다면 GTX1070이 가진 성능의 진가는 무엇일까? 8GB 용량의 넉넉한 비디오 메모리를 갖춘 GTX1070은 최근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QHD(2,160×1,440)나 UHD(3,840×2,160)를 지원하는 고해상도 모니터에서 그 진가를 발휘한다.

 

각 해상도에 따른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가늠해 보기위해 3Dmark 측정 때와 동일한 테스트 환경을 바탕으로 해상도별 프레임 측정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게임으로는 최근 업데이트로 DirectX 12를 지원하게 된 <라이즈오브툼레이더>와 높은 그래픽 성능을 요구하는 <배트맨: 아캄나이트>를 선택했다.

 

먼저 <라이즈오브툼레이더>에서 가장 높음 옵션으로 해상도별 프레임을 측정한 결과 GTX1070은 FHD 해상도에서 평균 115.6을 기록했으며, QHD 해상도에서 72.3, UHD 해상도에서 38.7을 기록해, FHD 해상도 37.8, QHD 해상도 24.2, UHD 해상도 13.5를 기록한 GTX960과 큰 성능차이를 나타냈다.

 

다음으로 <배트맨: 아캄나이트>에서의 프레임 측정 결과에서도 GTX1070은 FHD 해상도 126, QHD 해상도 92, UHD 해상도 44를 기록해 GTX960이 기록한 FHD 해상도 56, QHD 해상도 31, UHD 해상도 16과 큰 폭의 차이를 보였다.

비교대상인 GTX960은 Full HD 해상도가 한계인 반면 GTX1070은 QHD 해상도나 UHD 해상도에서도 어느 정도 원활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Full HD 해상도에서의 높은 그래픽 옵션에서도 100프레임 이상을 뽑아내는 성능을 갖춘 만큼, 144Hz와 같은 높은 주사율의 게이밍 모니터에서도 충분히 제 성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스칼에서 VR 성능을 강조한 엔비디아
직접 착용해서 사용해야 하는 VR은 빠른 응답속도와 원활한 구현능력을 갖추지 못할 경우 착용자가 어지러움과 멀미를 느끼기 쉽다. 때문에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로 원활한 구동이 이뤄져야만 보다 수준 높은 몰입감과 생생한 가상현실 경험을 전달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VR에서의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개발된 디스플레이 왜곡 보정 기술인 ‘SMP(Simultaneous Multi-Projection)’와 VR기기의 렌즈에 맞춰 렌더링에 불필요한 부분을 버리는 ‘렌즈 매치드 쉐이딩(Lens Matched Shading)’, 공통으로 렌더링 되는 부분을 공유해 부하를 낮추는 ‘싱글 패스 스테레오’ 등 새로운 기술들을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더 나은 가상현실 경험을 위해 특정 공간속에서 소리의 경로를 추적해 움직임과 확산을 연산해 들려주는 VRWorks Audio와 사용자의 움직임에 맞춰 더욱 사실적으로 반응하도록 물리 연산을 담당하는 피직스(PhysX) 엔진 등이 적용됐다. 이를 바탕으로 하는 GTX1070은 VRready 최소 등급에 해당하는 GTX970 대비 최대 3배 향상된 성능으로 발표돼 보다 향상된 VR 경험을 예고하고 있다.

파스칼 기반 GTX1070의 실제 VR 성능은?
그렇다면 실제 GTX1070의 VR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이전 세대 그래픽카드와 함께 스팀에서 제공하는 VR 퍼포먼스 벤치마크 툴로 측정해 봤다. 3,632프레임을 기록한 GTX560은 평균 수준 1.3점(11점 만점)으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9,326프레임을 기록한 GTX960은 고르지 못한 품질로 평균 수준 2.9점에 Low 등급에 머물렀다.

VRready 최소 등급인 GTX970은 9,456프레임으로 6.9점을 기록해 턱걸이로 High 등급을 받았다. 반면 GTX1070은 12,386프레임으로 10.9점을 기록했으며 테스트 내내 최고 품질을 꾸준히 유지, Very High 판정을 받아 VR 구동에 가장 원활한 성능을 갖췄음을 입증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GTX1070 PC방 도입은 긍정적
최근 인텔의 공정 변화 주기 연장으로 업그레이드의 주기가 크게 늘어난 데다가 PC방 시장에 출시가 임박했거나 예고된 대작 게임이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게임에 맞춰 업그레이드를 해왔던 PC방들은 이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업그레이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공정의 그래픽카드를 약 2년 주기로 출시한다. 이번 파스칼에 이어 다음 아키텍처로 예고된 볼타까지는 또다시 2년 정도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GTX1070은 QHD, UHD와 같은 고해상도 모니터는 물론 144Hz 게이밍 모니터를 활용하는데도 제격이며 앞으로 등장할 VR과도 좋은 궁합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매장 홍보 효과와 함께 대량 구매 시 엔비디아 공식인증 PC방 혜택까지 제공되므로 볼타가 출시되기 전까지 충분히 제값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모든 점을 종합해 볼 때 고급형 제품인 GTX1070 도입은 PC방에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샌디브릿지 i5-2500K를 샀던 업주가 오버클럭을 통해 지금까지도 경쟁력을 유지하며 진정한 승리자라고 불리는 것처럼 말이다.

다만, 다소 높은 가격대로 출시된 파운더스 에디션 보다는 50만 원 중후반대에서 안정화가 진행 중인 비레퍼런스 모델을 중심으로 눈여겨보고 제조사별 성능 차이와 사후지원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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