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6월호(통권 30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업계에 먹거리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상당수 PC방 업주들이 메뉴 고민에 빠져있다. 일부 PC방 업주들은 레시피 개발에 대한 부담으로 기존 먹거리 브랜드를 도입해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휴게음식점 등록이 가능한 조건임에도 먹거리 도입을 포기하는 업주들도 적지 않다.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재료 관리의 어려움, 인력 관리의 어려움, 업무량 증가에 대한 부담 등 이유도 다양하다.

결국 먹거리 강화의 핵심은 각 매장에 적합한 메뉴 도입과 늘어날 수밖에 없는 업무 부담을 최소화하는데 있다. 다만 일부 PC방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도입하는 대신, 가장 쉽고 보편적인 메뉴를 특화시키는 형태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커피에 집중한 PC방은 커피의 품질이 이름 있는 커피 브랜드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퀄리티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휴게음식점을 도입해 먹거리를 강화하는 트렌드가 만들어진 후 PC방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메뉴도 바로 커피다.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맥스피드 PC방은 다양한 먹거리를 도입하기 보다는 커피전문점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메뉴 구성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좋은 예다. 다채로운 메뉴를 구성하기 보다는 보통의 커피전문점 메뉴에 집중했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은 인근 커피전문점과 경쟁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 다양성 보다 특화를 선택한 맥스피드 PC방을 자세히 뜯어봤다.

맥스피드 PC방의 커피팩토리
맥스피드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신명훈 사장은 6년차 PC방 업주다. 맥스피드 PC방은 신명훈 사장의 두 번째 매장으로, 첫 번째 매장은 서울에서도 PC방이 가장 밀집되어 있는 신림동이었다. 하지만 출혈경쟁이 심해져 지금의 고양시 상권으로 둥지를 옮겼다.

일산의 맥스피드 PC방에는 신명훈 사장이 평소 도입하고 싶었던 업계 최신 트렌드가 모두 적용되어 있다. 커피전문점 수준의 전문적인 음료를 판매하겠다는 생각도 두 번째 매장인 맥스피드 PC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맥스피드 PC방에서 도입한 커피는 별도의 브랜드도 있다. 바로 ‘커피팩토리’다. 다만 이 커피팩토리는 신명훈 사장이 직접 개발한 브랜드가 아니라 맥스피드 PC방 프랜차이즈 본부에서 출시한 브랜드로, 신 사장이 이 브랜드 론칭에 많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신 사장은 커피를 보다 특화시키기 위해 커피전문점에서도 부담스러울 정도의 고급 커피머신을 도입했다. 또 품질을 높이기 위해 10여개의 원두를 테스트하며, PC방에 적합한 원두를 찾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이렇게 얻은 것이 커피팩토리 1호점 타이틀이다.

커피전문점을 이긴 PC방 커피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은 상권 내에서 맥스피드 PC방의 인지도가 쌓이기 시작하면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만한 커피전문점과 맛의 품질이 결코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저렴한 가격대로 판매하면서 자연스럽게 커피전문점의 고객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신 사장은 테이크아웃 기준으로 보통 커피전문점에서 하루 100잔 정도가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맥스피드 PC방에서는 주말의 경우 150~200잔을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PC방 고객들을 통해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가족 단위 손님, 인근 찜질방 손님, 인근 병원의 간호사 등 커피를 즐기기 위해 찾는 고객들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매장 내 일부분을 커피전문점과 같이 조성했기 때문이다. 맥스피드 PC방은 빌딩 내 4개 호실을 이어 창업한 곳으로, 매장 한 가운데 커피전문점과 같이 카운터가 위치해 있으며, 양쪽으로 150대의 PC 좌석을 배치하고 카운터 오른쪽 공간에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을 따로 마련했다.

다소 무리해서 도입한 고가의 커피머신은 평균 이상의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인력 구성에 전문 바리스타는 없고 일반적인 PC방 아르바이트 근무자들이 조리까지 담당하고 있다.

레시피는 카운터 곳곳에 부착되어 있으며, 간단한 레시피 교육만 받으면 고급 커피머신이 품질 좋은 커피를 만들어준다. 선택과 집중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준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 PC방은 역시 상권
일산 맥스피드 PC방이 위치한 상권에는 수많은 커피전문점들이 들어와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맥스피드 PC방이 커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은 고급 원두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 받아 저렴하게 판매했기 때문이다.

신명훈 사장은 맥스피드 PC방이 위치한 상권이 앞으로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3~4년 후를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최근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기 시작한 신도시 상권이며, 많은 원룸들이 들어서고 있기도 하다. 특히 맥스피드 PC방 주변은 인근 주민들이 집중되는 항아리 상권이다.
더구나 아파트 입주율이 이제 겨우 절반 수준이다. 앞으로 절반 이상의 인구가 더 들어올 예정이며, 인근에는 대형 쇼핑몰들이 잇따라 문을 연다. 유명 커피전문점들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맥스피드 PC방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3~4년 후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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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사장은 “맥스피드 PC방을 오픈한지 1년 정도 지났는데 처음 3개월은 매우 힘들었고, 3개월 이후부터는 입주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좀 나아졌다”며 “아파트 입주율이 이제 경우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치며…
맥스피드 PC방은 휴게음식점업을 도입하고 먹거리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집중에 성공한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먹거리를 강화하고 있는 다른 PC방과 같이 식사 메뉴를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커피에 집중하면서 성공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커피전문점 수준의 음료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캔음료의 매출은 높지 않다. 하지만 커피류의 마진이 더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기에 커피전문점 손님까지 흡수하며 고객층이 점점 넓어지고 있어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

일부 먹거리 도입에 부정적인 업주들에게는 맥스피드 PC방이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먹거리 메뉴를 늘리는 형태가 아니라 특정 메뉴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할 만한 PC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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