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월호(통권 29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야심작 <블레스>는 올해 PC방 업계에서 가장 기대하는 MMORPG로, 지난해 두 차례의 비공개시범서비스(이하 CBT)를 실시한 바 있다. CBT를 통해 드러난 <블레스>의 윤곽은 대작이라고 할 만한 볼륨과 스케일을 갖추고 있었다. 또 일부 PC방을 체험 PC방으로 선정해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PC방과의 궁합을 가늠하기도 했다.

하지만 PC방 업주들은 신작 MMORPG들의 부진을 수년간 지켜봤고, 단순히 체험 PC방 운영만으로는 PC방과의 궁합을 예측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신작 게임들이 과거 MMORPG의 재미를 놓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PC방 MMORPG 최후의 보루로 거론되는 <블레스>는 어떤 게임일지 궁금해 하고 있다. PC방을 향해 진격을 준비 중인 <블레스>의 총사령관 한재갑 PD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눠봤다.

“유저들 입맛 파악하려면 먼저 귀를 기울여야”
우선 지난해 12월 진행된 2차 CBT의 결과와 성과를 물어봤다. 한 PD는 CBT 단계인 만큼 자체적인 평가를 내리고 만족하기 보다는 유저의 의견에 보다 귀를 기울이고, 적합한 의견들을 최종 반영하는데 집중하고자 했다고 답했다.

그는 “프로젝트 시작 시점과 비교하면 유저들의 입맛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에 대한 집중적인 개선이 이루어졌고, 개발진의 방향성과 유저의 바람이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는 것이 성과였다”고 말했다.

특히 통상적으로 파이널 CBT에서 선보이는 중후반 콘텐츠를 2차 CBT에서 공개해 그 구조의 동작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유저들의 의견을 수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블레스>의 엔드 콘텐츠인 RxR을 최소 스펙으로 선보이려 했고 다양한 피드백과 테스트 결과를 확보했다는 것도 성과로 꼽았다.

“현실과 같은 사실적인 갈등 구조를 표현할 것”
2차 CBT의 전면에 선 RxR은 여타 MMORPG들이 선보인 진영전과 달리 진영 내부의 경쟁까지 구현했다. 입체적으로 구성된 <블레스>의 대결구도는 MMORPG 특유의 유저 커뮤니티와 맞물려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한 PD는 <블레스>에 현실적인 세상을 반영하려고 한다며 RxR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외부적인 문제와 내부의 문제에 기인하고 있다. <블레스>의 하이란과 우니온의 갈등 속에 각 진영 내부의 협력과 경쟁을 첨가하고 이를 풀어 나갈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또 <블레스>는 법과 제도가 무색한 무법천지도 아니지만 행동의 일거수일투족이 규제되지도 않는 세상이라며, 게임 속 권력에도 그에 따른 책임을 필요로 하고 무책임한 장기 집권을 막을 수 있는 돌파구를 시스템적으로 설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성인 유저가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게임”
PC방 업계에서는 <블레스>가 ‘장타 성인 고객’를 공략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다. <블레스>를 이끌고 있는 수장에게 성인 유저와 PC방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이 질문에 게임 콘텐츠나 시스템이 성인에 적합하다고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타겟층을 30대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직업 포트폴리오 구성과 전반적인 전투 흐름이 성인 유저가 편하고 오랫동안 즐길 수 있게 설계한 것도 이런 취지다. 뿐만 아니라 RxR을 기반으로 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콘텐츠들이 과거의 추억을 보다 세련되고 현실적인 감각으로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희망했다.

또한 MMORPG를 해봤던 유저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장르의 게임만 했던 유저도 <블레스>에서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유저층 확보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PC방에서 MMORPG의 위상이 예전 같진 않지만”
PC방 업계에서는 MMORPG는 단체손님이 적은 장르로 통한다. 체류시간은 길지만 단체손님이 적다는 장르적 약점을 극복할 비기가 있는지도 궁금했다. 또 MMORPG들의 PC방 이용시간 및 점유율이 감소한 현상과 관련해 개발자로서 입장은 어떤지도 궁금했다.

한재갑 PD는 “한 판 하러 PC방 가자”라는 맛을 잘 알고 있지만 MMORPG가 AOS, FPS, RTS를 이길 순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MMORPG 개발자로서 고민은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며 친구 사이에 캐릭터 레벨이 다소 차이가 나더라도 같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소개했다. 그는 PvP측면에서는 ‘카스트라 공방전’과 같은 전장, PvE 측면에서는 ‘도시 위상 전투’를 꼽았다.

MMORPG가 제공하는 핵심 가치도 강조했다. 그래픽이 좋아지고 액션이 발전하더라도 ‘성장’, ‘협력’, ‘경쟁’, ‘몰입’과 같은 핵심 가치에서 뒤쳐진다면 PC방에서 다른 장르에 밀릴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다른 장르의 핵심 가치를 MMORPG에서 구현하기보다 MMORPG 본연의 가치를 유지한 채 타 장르의 트렌디한 맛을 가미하는 것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이렇게 된다면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PC방 98학번 한재갑, PC방에 책임감 느낀다”
올해 상반기로 알려진 OBT와 관련해서는 정확한 PC방 데뷔 시기를 확정하지 않았다. FGT 및 CBT를 한 차례 더 진행할 계획이며 양적으로 더 풍부하고 질적으로 더 매끈하게 만들어 OBT를 실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3차 CBT에서는 클래스 추가, 성장 콘텐츠 확장, 아이템 제작 등을 선보인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올해 PC방을 향한 포부를 묻는 질문에 한 PD는 자신을 ‘PC방 98학번’이라고 소개했다. PC방 대회에 출전했다 쓴 맛을 봤던 추억, 친구들과 밤새 즐거웠던 추억 등 90년대 PC방과 함께한 학창시절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고 회고했고, 이 시대 대중적 놀이 문화인 PC방의 고객이었던 자신이 이제 제작자로서 게임을 선보이게 돼 설레고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그는 “MMORPG 본질적인 재미를 <블레스>를 통해 다시 한 번 느껴보고자 합니다. 전국 PC방에 <블레스>가 설치되고, 제가 그랬던 것처럼 즐거운 기억을 만들어 드리고자 합니다.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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