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10월호(통권 287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노하드 솔루션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바로 네트워크 장비 전문 기업인 넷기어의 노하드 솔루션 사업 진출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네트워크 장비 전문 기업이 노하드 솔루션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었다면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이 넷기어에 관심이 집중되게 만드는 것일까? 넷기어 노하드 솔루션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종진 차장을 만나 넷기어의 노하드 솔루션 ‘레디부트(Ready Boot)’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노하드 솔루션과 가장 밀접한 회사의 출사표
사실 넷기어는 노하드 솔루션과 가장 인연이 깊은 회사다. 넷기어는 2012년 초에 노하드 솔루션이 처음 상용화될 때부터 지금까지 노하드 솔루션과 가장 높은 안정성과 작동성을 보여왔고, 그 결과 노하드 솔루션 관련 네트워크 장비 공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넷기어가 직접 노하드 솔루션 시장에 뛰어든다는 사실만 놓고도 PC방 업계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종진 차장은 넷기어의 노하드 솔루션 사업을 크게 ‘심플 앤 이지’, ‘컨소시움 성격을 갖는 포럼’ ‘출혈경쟁 거부’로 요약했다.

 

“심플 앤 이지, 파트너도 PC방 업주도 쉽고 편해야”
우선 누구나 쉽게 설치하고, 다룰 수 있게 하겠다는 것에 목표를 두었다고 한다. “넷기어는 소비자의 만족을 추구하지만 그렇다고 넷기어 자체가 소비자에게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의 만족과 사업 파트너의 수월함을 함께 추구하고 있다”며 레디부트의 컨셉을 설명했다.

 

그러기 위해 규격화된 양산품 HW에 SW를 임베디드로 결합시키는 형태를 선택했다고 한다. 서버뿐만 아니라 PC와 스마트폰 등 모든 디바이스가 규격이 단일화될 수록 높은 안정성이 확보되며, 사후관리에도 유리해진다. 당연히 SW는 HW에 최적화된 상태로 공급되는 것이 좋다.

이 차장은 넷기어의 네트워크 노하우 덕에 HW 규격화에는 자신있었기에 SW의 최적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사실 중국 기업에서 라이선스 받는 것도 고려했지만, 원천기술이 아니라면 향후 기술지원은 물론이고 당장 넷기어의 장비들에 최적화시키는 작업이 결코 쉽지 않아보였다”며 국내 리눅스 계열 전문 개발자들 10여 명과 우분투 버전의 노하드 솔루션을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개발진은 국내 유수의 대기업과 리눅스 관련 수의계약을 진행하던 전문가들로, 64비트 체계이면서 GUI화가 가장 잘 이뤄진 우분투를 토대로 설치자가 25가지 옵션만 조정하면 되는 디바이스 임베디드형 노하드 솔루션을 만들었다. 실제 레디부트 서버는 랙마운트나 워크스테이션 형태가 아닌 스토라지 서버를 연상케 하는 외형으로 준비되고 있다. 콘솔게임기를 생각해보면 일견 타당한 선택이다.

이 차장은 레디부트를 임베디드형으로 자체 개발했기에 사업 파트너들이 기술 문제로 설치와 사후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크게 줄게 될 것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영위기 가능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소통과 공유가 기본, 잘 듣고 함께 고민”
이 차장은 넷기어의 레디부트 사업은 자체 브랜드이지만 넷기어 내 사업부와 개발진, 유통 파트너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포럼을 갖춰 일종의 컨소시움과 같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매뉴얼만 전달하거나 개선 요구에 패치를 제작해주는 하향식이 아닌 포럼 내에서 누구든 문제점이나 개선안을 제시하고, 누구든 적절한 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문제 제기와 이에 따른 개선 과정을 누구든 볼 수 있도록 투명하게 공개한 것이다. 개발진이 보지 못하는 설치자의 시선, 영업자의 입장, 소비자의 요구 등을 골고루 모으고, 모두가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점에서 분명 강점이 있다.

여기에 한 달에 한번씩 사업부와 개발진 그리고 유통 파트너들이 모여 레디부트에 대한 논의를 한다고 밝혔다. 최종 결정은 넷기어가 하지만 단독 결정-통보가 아닌 다양한 의견을 받고, 가장 적절한 절충안을 모색해 나간다는 점에서 유통 파트너들에게도 반응이 좋다고 한다.

“출혈경쟁 거부로 상생 도모할 터”
이런 일련의 배경에는 출혈경쟁을 피하려는 의중이 전제되어 있다고 한다. “레디부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 어떤 출혈경쟁도 원치 않는다”며 레디부트의 가격 하향화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가격인하로 인한 출혈경쟁은 유통 파트너의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소비자인 PC방 업주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전달되지 못하게 하는 함정이 될 것이며, 이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넷기어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 반드시 피해야할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사실 가격경쟁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진 PC방 입장에서 본다면 서비스 품질이 낮아진다는 것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넷기어는 사업을 본격화하는 단계부터 출혈경쟁 거부 원칙부터 정립했다고 한다.

아울러 “공격적인 마케팅도 배제하고 있다”며 “정보를 전달하고 선택을 돕기 위한 홍보활동 외에 경쟁을 유도하는 마케팅은 일절 없을 것”이라며 출혈경쟁 거부 원칙과 레디부트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좋은 제품을 합당한 가격에 팔고 그에 걸맞는 서비스 품질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를 보여준 셈이다.

이 차장은 레디부트에 대한 세 가지 원칙 외에도 대중화라는 장점도 언급했다. “넷기어는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전문 회사이다보니 한국 시장 외에도 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PC방 시장을 핵심으로 시작하지만, 기업 내 가상화 솔루션은 물론 가정 내 초소형 가상화 솔루션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대중화는 결국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레디부트에 대한 PC방 고객의 저변이 넓어지게 되는 결과로 이어져, 부차적인 집객 및 만족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내놓았다.

이 차장은 넷기어의 글로벌 제품으로 준비하고 있는 ‘레디부트’의 기준을 한국 PC방 업계가 주도해 결정하는 순간에 있다며, PC방 업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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