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8월호(통권 285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그리드머신 아시아태평양지역 컴퓨트소싱 담당 듀갈 미쳄 이사

그리드(GRID)는 그리드컴퓨팅의 준말로 분산컴퓨팅의 일환이다. 지역적으로 분산된 여러 슈퍼컴퓨터, 서버, 가정용 PC 등의 각종 IT 자원을 모아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동, 대용량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여 빠른 시간 안에 대규모 연산 및 대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가정보 연산, 기상예측 정보 연산, 의료 분야, 그래픽연산서버(CAD 등) 등 대규모 연산작업이 필요한 분야에 그리드가 도입되어 있다.

 

 

 

 

   
‘그리드머신(GRID MACHINE)’은 이러한 그리드 기술을 사업 아이템으로 대규모 연산 작업이 필요한 분야와 개인 혹은 단체의 PC를 연결해주는 교량 역할을 하는 글로벌기업이다. 창업 10년째인 미국기업으로,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신뢰할 수 있는 협력사를 찾고 한국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드머신 아시아태평양지역 컴퓨트 소싱 담당 듀갈 미쳄(Dhugal Meachem) 이사를 만나 그리드머신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국내 PC방 사업 정책 등을 들어봤다.

 

 

 


“점점 어려워지는 PC방 환경 속에서 상생 파트너 되고 싶다”
그리드머신의 미쳄 이사는 의외로 한국 PC방 시장의 흐름과 PC 부품시장 그리고 각종 규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한국 PC방 업계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날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현실을 잘 직시하고 있었고, 그리드머신과 PC방을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네트워크 사업 분야가 여느 분야보다 쉽게 경쟁자가 생겨날 수 있는 구조인데, 파트너와 신뢰를 쌓지 못했다면 결코 10년 이상 장수할 수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한국에 둥지를 틀기 위해 2년이나 준비하는 노력과 꾸준함은 그 성실성과 진심이 배어나온다. 미쳄 이사 역시 “우리는 10년이 넘은 기업으로, 결코 단기적인 사업을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국 시장을 위해 준비했으며, PC방과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 그리드머신은 실제 PC 구동에 따른 전기요금, 구동에 따른 감가상각 그리고 마진을 더한 금액을 비용으로 책정해 PC방 업주들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그래픽카드 사양이 좋을수록 비용이 커진다.

이러한 그리드머신의 PC방 정책은 PC방으로서는 수익률을 높일 여지가 크다. 엔비디아의 맥스웰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 대비 15~20%가량 전력 소비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성능이 30~35% 가량 향상되었기 때문에 향후 더욱 유용해질 수 있다.

“고사양 PC, 변화하는 가동률에 주목했다”
그리드는 CPU나 GPU, 혹은 둘 다 활용하는데 한국 PC방에서는 GPU에 집중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국 PC방은 고사양 PC가 많아 관심이 많다며, 특히 가동률 변화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PC방은 통상 주말에 가동률이 크게 오르지만, 평일에는 가동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오전, 오후, 저녁, 새벽 시간대의 가동률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PC방의 가동률 추이도 한국 PC방 비즈니스 모델 정립에 적극 반영했다고 한다.

주 5일을 기준으로 정한 것도 가동률이 높아지는 주말은 제외한 까닭이다. 신작 게임의 감소와 전면금연화로 인해 전반적으로 가동률이 낮아진 만큼 그리드머신은 부가수익 창출을 위한 괜찮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실 2013년 PC방 전면금연화가 시행되면서 PC방에는 고객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고, 최저임금이 인상됨에 따라 업주의 근무시간이 12시간을 넘어서는 경우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야간 근무자 인건비라도 절약하기 위해 야간 영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PC방 업주가 물리적 근로를 하지 않고 부가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여유와 건강 면에서 의미가 크다.

“해외에서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어…”
그리드머신은 이미 해외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종종 1주일 이상 휴가가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국가적으로 쉬기 때문에 PC방도 대부분 문을 닫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때 가게 문을 닫되 모든 PC를 그리드머신으로 연계하고 휴가를 떠난다고 한다.

사실 중국과 대만의 춘절은 1주일 이상 연휴가 이어진다. 과거 중국의 경우 1개월간 쉬기도 했으며 최근 짧아졌다고 해도 최대 3주일간 쉬는 경우가 많다. 꼭 중화권의 춘절이 아니더라도 주말과 법정휴일이 더해져 5~9일 간 황금연휴가 이어지는 일은 한국에서도 간혹 있는 일이다. 다만, 연휴에 PC방이 영업을 하느냐 그렇지 않은지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는 그리드머신이 PC방의 광범위한 고사양 PC의 리소스를 빌릴 수 있기를, 또 PC방은 부가 수익원을 확보하게 되기를 희망했다. “1개월 단위의 수익은 크지 않겠지만, 1년 치는 적지 않은 금액이 될 것”이라며, “업그레이드나 운영비 등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신뢰할 수 있고, 안정되고, 일관성 있게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사말을 대신해 “한국에서 PC방과 10년 넘게 상생의 길을 이어가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리드머신은 국내에 노하드 솔루션과 하드웨어 업체 등 다양한 파트너를 확보하고 있다. 이를 통해 PC방에 보다 다양하게 접목시킬 수 있는 방법이 고민되고 있고, 경우에 따라 파트너들을 통해 먼저 일정의 혜택을 받아 목돈 지출 요인을 선결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드머신은 영리기업답게 PC방의 유휴 PC 리소스를 사고 싶은 것이다. 그것을 어떤 형태로 판매해서 어떤 형태의 이득을 얻을지는 PC방 업주에게 주어진 선택권이다. 신작 부재로 인한 가동률 감소, 전면금연화로 인한 고객 감소, 출혈경쟁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으로 인해 PC방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비가용 유휴 PC 리소스를 부가수익 혹은 새로운 경쟁력을 위한 재투자로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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