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月刊 [아이러브PC방] 5월호(통권 28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PC방 서비스 5대 개선안 “늦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

 

 

넥슨과 넥슨네트웍스가 이번에 발표한 PC방 서비스 5대 개선안을 면면히 살펴보면, 사실상 PC방 대회 등 행사 지원 확대, 이벤트 확대, 콜센터 강화 등 하나같이 예산을 확대해야만 가능한 항목들이다.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기업에서 결정한 일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PC방은 콘텐츠의 원저작권인 기업의 관심이 없다면 영업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태생적 구조를 갖고 있으며, 기업 역시 PC방 없이는 런칭과 유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등 상생의 구조를 갖고 있다.

영리가 목적인 회사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한 것 같다는 첫 인사에 “늦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시작한 것”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넥슨 PC방 서비스의 중심에 있는 이기봉 실장은 항상 노력하지만 좀 더 발빠르지 못해 미안하다며 더 늦지 않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지금의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넥슨은 2012년 PC방 업계와 반목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항의집회와 1인시위까지 강행했다. 이후 PC방 프로모션 진행, 인력 80여 명 확대, PC방 업주 문화생활 지원, 과금 시스템 개선, PC방 업주의 모니터링 합류 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비록 PC방 업계가 바라보는 기준에는 다소 더딘 감이 있었지만 분명 쉬지 않고 차근차근 바꿔왔다.

이기봉 실장은 그동안 PC방 업계가 요구해오던 사항들을 면면히 살펴봤다고 한다. “가장 많이 요청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 요청을 수행할 수 있는지, 또 어떠한 파급효과를 창출할지 등을 고민했고, 그 결과물이 이번 PC방 서비스 5대 개선안이었다”고 한다.

사실 단순히 지출을 늘린다는 점을 반가워할 경영진은 없다. 그러나 ‘산업군 보호’와 ‘파트너 상생’이라는 측면의 대의명분이 있기에 경영진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더욱이 PC방 대회 확대, 이벤트 확대, VPN 적발, CS 등 모든 것이 예산없이는 불가능한 일들이다. 다만, 단발적이거나 개별적인 추진은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어, 여러 항목을 묶고 다듬어서 준비하느라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배경설명도 덧붙였다.

VPN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는 오해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간 끊임없이 VPN 업체를 찾아내 제재한 뒤 PC방 페이지에 공지해왔는데,  일부만 공지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상 공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수를 적발, 제재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재발방지까지 이뤄내기 위해 재가입불가 정책까지 결정한 만큼 실효성이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VPN은 PC방의 영업력에 크나큰 위협을 가하는가 하면 게임산업을 우회 이용 및 악용 등 편법적인 산업으로 전락시키는 부작용을 파생시키지만, 정작 현행법상 법령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가맹계약의 약관을 위반한 것이니 계약위반에만 해당되는 구조이다 보니 원저작권자인 게임사가 직접 나서지 않는 한 근절이 불가능했다.

“가맹을 해지하는 것만으로는 근절이 어렵기에 아예 재가맹불가로 분류했다. 전산상으로도 이상 징후를 바로 발견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VPN을 솎아내고 있으며, 인력을 총 동원해서 직접 확인 절차도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실제 PC 수 이상의 고정 IP를 확보해 여유분을 재판매하는 경우는 인편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으면 속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에 전국 어디든 직접 가서 확인하는 수고를 감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넥슨의 노력은 결과로 입증됐다. 인터뷰를 마치고 확인해본 결과 여러 VPN 사이트가 사라졌으며, 그 외 VPN 사이트는 넥슨 게임들에 대한 서비스를 대부분 중단한 상태다.

이기봉 실장은 콜센터 개편에 대해 “CS 업무 강화” 차원으로 봐달라고 한다. 콜센터에 전화를 한다는 것은 분명 무엇인가 문제가 있어 연락을 한 것일텐데 보통 이런 경우는 많은 PC방 사장님들이 일시에 문의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전화문의가 짧은 시간 내에 대거 몰리게 되면 모든 상담원이 대기중이라는 메시지가 안내되며, 이 마저도 몇 번 반복되면 연결이 끊길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인 콜센터 시스템이다.

답답한 심정에 전화를 했는데 연결조차 안될 경우의 상실감은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해, 연락처를 남기면 상담원이 연락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이렇게 하면 전화기 앞에서 계속 기다리는 일도 없어질뿐더러 전화를 걸 필요도 없어진다.

현재 넥슨 콜센터의 응답률은 98%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기봉 실장은 “응답률 100%가 목표긴 하지만 전화문의가 집중될 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담원이 전화를 거는 형태를 도입했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하고, “연락처를 남길 경우 10분 안에 연락이 갈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대 개선안 외에도 문자 안내가 유독 눈에 띄었다. 가입이나 이벤트 등을 홍보하기 위한 sms는 많았어도 게임사가 중요 내용을 안내하기 위해 sms를 보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넥슨과 넥슨 네트웍스는 가맹점이 중요한 소식을 중요한 시점에 인지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또 보다 긴밀한 의사소통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 작지만 필요한 일”이라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기봉 실장은 “늦었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기준을 줄곧 강조했다. 특히 상생의 길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4분기에는 이번 5대 개편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부족한 부분은 보강하고 효과적인 부분은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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