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문광부 산하에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가 신설되었다. 소위 말하는 ‘바다이야기’ 파문 이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이 새롭게 제정되고, 이에 따라 게임위가 만들어진 것이다. 게임위는 게임물 등급분류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사후관리를 강화하여 불법행위를 근절하기위한 목적으로 영상물등급의원회에서 독립, 각종 게임물의 등급 결정과 불법게임물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 게임물등급위원회 정동배 의원

 
PC방과 오랜 인연을 가져온 게임물등급위원회 정동배 의원을 도심의 한 한적한 공원에서 만났다. 정동배 의원과 많은 얘기를 나누며, 한국 게임산업의 현황과 게임산업을 위한 게임위의 역할, PC방 업계의 문제점과 풀어나가야 할 과제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다음은 정동배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새로 출범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초대 의원으로서의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는?
▷ 그동안 영등위에서 담당하던 게임물에 관한 등급심의 업무가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독립기관으로 이관된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초대 위원회의 일원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진다. 앞으로 각종 게임물에 대해 정확하고 공정한 심의로 게임산업을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앞장서겠다.

▶ 현재 게임업계의 현황과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가?
▷ 한국의 게임산업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특히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야는 몇몇 선진국 보다 훨씬 더 앞서있다고 할 수 있겠다. 반면에 일반적으로 게임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게 문제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강해진것 같다. 일부 특정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면으로 전체 게임을 평가해서는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종류의 게임을 즐기고 있고, 사회적 비중이 큰 문화컨텐츠로 발전하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것이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하루 빨리 개선됐으면 한다.

▶ PC방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 한국의 게임산업에 있어 PC방은 무시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한 인프라중 하나다. 전국에 2만여개의 PC방이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한 문화다. 초고속 인터넷과 고사양 컴퓨터를 갖춘 PC방이 있었기에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PC방이 게임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 PC방 업계와 게임업계에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학의 게임관련 학과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 제자들이 현재 게임 관련업체와 PC방과 관련된 분야에서 많은 활동하고 있다. 그들과 자주 교류를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PC방이 한참 생기고 있을 무렵엔 크고 작은 게임대회를 많이 개최했었다. 그러면서 게임업계와 PC방에 관련된 분들에게 조금씩 알려진것 같다. 현재 게임과 PC방에 관련된 몇몇 매체에 기고 중이다.

▶ 현재의 PC방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 우리가 영화를 보기위해 극장을 가고, 그림을 감상하기 위해 미술관에 가듯, PC방은 게임을 즐기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기 위해 찾는 하나의 문화공간이다. 하지만 이런 역할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좋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 게진법을 비롯해 국민건강증진법, 소방관련법 등 법의 규제를 많이 받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또한 경기 불황과 게임컨텐츠의 부족으로 손님이 점점 줄고 있다는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 PC방이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준다면...
▷ PC방 업주들 스스로가 PC방을 좀 더 건전한 문화공간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조명도 환하게 바꾸고, 쾌쾌한 담배연기도 없애고, 청소년들의 이용이 많은 만큼 게임을 하는 시간도 조절해 주고, PC방내에 공부방 형식의 공간을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자녀들을 마음 놓고 PC방에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PC방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되면 정화구역에 PC방을 허가하지 않을 이유도 없게 될 것이다. PC방 스스로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 게임물등급위원회 의원으로서 PC방을 위한 활동계획이 있다면...
▷ 현재 발효중인 ‘게진법’에 PC방의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들이 다소 존재하는것 같다. 작은 힘이라도 그 부분을 수정, 보완하기위해 노력하겠다.

▶ 마지막으로 아이러브PC방과 독자들에게 한마디...
▷ 아이러브PC방의 창간 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PC방과 함께한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한다. 앞으로도 PC방의 현실을 대변하고 정확한 정보전달을 위해 애써주길 당부 드린다. 아이러브PC방의 독자들인 PC방 업주님들께도 아이러브PC방에 대한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게진법’은 규제를 위해 만든 법이 아니라 말 그대로 게임산업의 진흥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 한다. 이는 참으로 바람직한 취지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인해 급하게 만들어진 듯한 ‘게진법’으로 인해 전국 2만여개의 건전한 PC방이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PC방 등록제가 시행되고, 손님의 연령 등급에 맞는 게임을 서비스해야 하며, 음란물차단 프로그램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거기에 국민건강증진법과 소방관계법 등 PC방 업주들이 신경써야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제 PC방 업주들은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고 한목소리를 내야한다. 더불어 PC방에 남다른 애정을 가진 게임물등급위원회 정동배 위원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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